『누구인가(何者)』와 『난쟁이(一寸法師)』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으로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가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두 작품은 각각 1926년, 1929년 신문에 연재되었는데, 당시 에도가와 란포가 직접 작성한 작가의 말로 책소개를 갈음하겠습니다.
<작가의 말>
『누구인가(何者)』 : 범인은 처음부터 독자의 눈앞에 있으면서 마지막까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소위 본격 탐정 소설의 하나의 조건처럼 되어 있습니다. 되도록 그 조건에 적합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민감한 독자는 4, 5회도 읽기 전에 범인을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탐정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 부분을 노리고 있습니다. 지식적 유희로서, 수수께끼를 푸는 마음으로 읽으면 될 것 같습니다. - 시사신보 (석간) 1929년 11월 19일, 24일
『난쟁이(一寸法師)』 : 저는 탐정소설을 씁니다만, 탐정소설이라고 해도 현재는 여러 가지 경향으로 나뉘어 있어서, 예전의 탐정소설이라는 느낌과는 매우 동떨어진 작품들도 많습니다. 제가 쓰는 것은 완결되어 봐야 알겠지만, 아마 본격 탐정소설이라고 불리는 것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가장 최신 경향이라 할 수 있는 이른바 모던 스타일도 아닙니다. 역시 제가 좋아하는 다소 묵은 괴기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결국 저는 제 방식의 탐정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처음으로 이런 종류의 소설을 읽는 독자가 있다면, 제 작품만 보고 ‘요즘 탐정 소설이 이런 것인가’라고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다른 경향의 작품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 1926년 12월 7일 ‘도쿄 아사히신문’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 1894-1965) : 일본 추리 문학의 거장으로, 본명은 히라이 타로입니다. 그는 서양의 탐정 소설을 일본에 소개하며 독자적인 스타일의 미스터리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특히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섬세하게 그린 그의 작품들은 일본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음울한 짐승"과 "인간 의자" 등이 있으며, 일본 추리 문학의 선구자로서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와 독창적인 스토리로 독자들을 매료시킵니다.